커피공화국 대한민국, 커리어 우먼의 상징 커피, 물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현대인들. 이제 커피는 단순히 음료가 아닌 사람을 교류하게하고, 만남의 장을 만들고 문화를 창조한다. 좋은사람과 좋은 장소에서 행복하게 먹는 커피야 말로 진정한 힐링이다. 앤티크한 분위기에 일반 박물관 같지 않은 편안함. 어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 부산의 핫플레이스 전포카페거리에 위치한 커피박물관 김동규 관장을 만나봤다.
인사 및 커피 박물관 소개
부산 커피 박물관 관장 김동규라고 한다. 작년 6월 17일 오픈했다. 대한민국 커피 박물관 중 시내에 있는 유일한 곳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박물관 운영계기?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본업은 조경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커피에 관심 없었다. 조경공사할 때 골동품이 많이 들어가니까 골동품 경매장을 다니며 한국, 일본, 중국 골동품을 수집하다가 취미로 시작하게 됐다. 또한 큐레이터 과정을 통해 각 나라의 역사들을 알게 되며 다른 분들보다 커피의 역사를 빨리 접하게 되면서 관심이 많아졌다. 역사에 맞춰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주변 지인들 중 커피 계통도 많다. 생두수입업체 사장님, 로스팅 공장하는 친구, 커피 머신 수리 센터를 하는 동생, 카페 하는 지인 분들, 그리고 와이프는 바리스타 2급,1급,마스터 자격증을 따고 ‘큐그레이더’라는 국제 커피 감별사 자격증도 있다. 그러다 한 가지로 모우자는 생각으로 7년 전부터 커피 관련된 것만 모으기 시작했다. 많은 어르신 분들이 박물관의 딱딱한 이미지나 복장 등의 이유로 갤러리의 문을 쉽게 열지 못하더라. 그래서 누구나 편안하게 올 수 있는 커피 박물관을 만들면 어떨까 했는데 전포 카페거리에 ‘랜드마크9’이라는 카페의 조경공사를 맡게 됐다. 당시 제가 모은 1000점의 전시물을 보신 랜드마크9 회장님이 “이게 전포 카페거리에 가면 참 좋을 텐데” 라고 하셨다. 전포 카페거리에는 문화가 없다며 문화가 없으면 얼마 가지 않아 금방 죽게 되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들어갈 자리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다음날 회장님께서 박물관을 위해 600~700되는 월세를 무상임대 해주셨다.
다른 지역과 다른 부산 커피 박물관의 특별한 점?
전 세계에서 시내에 커피 박물관이 있는 곳은 일본 ucc와 우리 외에는 없다. 평일에는 많이 오면 150~200명. 주말에는 300명. 제일 많이 온 날은 450명 정도 된다. 전포동 지하철역 7번 출구 바로 앞이 박물관이다. 서면 안에 있다 보니 유동인구가 많고 하루 방문객 수가 많다. 다른 커피 박물관은 입장료가 있다. 우리는 무료다. 학생, 동네 주민분들이 사랑방처럼 자주 들린다. 원래 이곳은 북유럽풍 ‘윤식당’을 하려던 자리였는데 박물관 조건에 안 맞아 인테리어를 바꾸려했다. 그렇게 되면 물건에 집중이 잘 되지만 단점은 박물관의 편견을 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음식점 하려던 인테리어를 살려 일반인들이 쉽게 들어오게 만들었다. 또 우리 박물관에는 부산시 지도와 관광지도,진구청 지도,전포 카페거리 지도 등이 비치되어 있다. 작년 10월 기준 부산 관광객수 5위가 자갈치 국제시장이고 4위가 전포카페거리다. 박물관 들어서기 전에는 전포카페거리가 5위안에든 적이 없었다. 전포카페거리에 박물관과 다양한 이색 카페가 생기면서 외국인도 많이 오기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많은데 여행자의 거리가 없어서 관광 안내소를 잘 못 찾는다. 그래서 우리 박물관에 왔을 때 관광지나 궁금한 점, 맛집을 여기서 소개 해주고 있다.
운영하시면서 중점을 두신 내용?
전 세계에서 제일 큰 커피 박물관을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아 올 수 있는 커피 박물관을 만드는 게 처음 신념이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박물관을 운영해오면서 잘했다고 생각하신 부분?
작년 10월에 전포 카페 거리 축제에서 대만에서 유명한 바리스타와 만나 친구가 됐다. 그 친구들과 또 친한 분들이 전포카페거리에 부스를 내 준다고 해서 한국으로 왔는데 다른 분들이 깜짝 놀라더라. 제가 ‘도대체 누구예요?’ 했는데 알고 보니 2016년 바리스타 세계 챔피언이었다. 대만 바리스타 챔피언도 있었다. 그분이 올해 전포카페거리축제에 출전 할 수 있는지 전화가 왔다. 올해는 유튜브 유명한 바리스타 챔피언 두 명이 한국을 방문한다. 제가 대만, 몽골방송과 국가뉴스도 나왔다. 대만에서 방송된 영상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에도 방송 됐는데 이태리밀라노에 계시는 어떤 분이 호텔에서 그 방송을 보고 연락이 왔다. 밀라노 방문해 주지 않겠냐 해서 당분간 갈 계획이 없어 서로 메일만 주고 받았다. 홍콩에서 할아버지부터 자식들까지 대가족이 박물관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아 온 적도 있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요즘 어르신들 박물관 무료로 관람하면서 동네에서 하루투어 하시는 거다. 옛날 똑딱이 카메라 들고 오셔서 여기 자주 들려도 되겠다 하실 때 기분이 좋다. 주로 학교단위, 일주일전에 미리 신청하면 제가 한시간정도 돌면서 커피 역사와 기물에 대해 설명해 준다. 학생들이 많이 오는데 어떤 학생들은 영문신문을 만들어 갖다 준적도 있었다.
아쉬운 부분?
우리 박물관은 사진 찍을 때 빛 반사가 심해서 유리로 덮지 않았다. 주의 사항만 해놨는데 어떤 분들은 얘기를 해도 만지신다. 관람하실 때 질문도 마음껏 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의 에티켓만 지켜주시면 좋겠다.
우여곡절도 있으셨을 것 같다.
처음에 박물관이 설립 됐을 때 저 혼자 다 했다. 그때는 휴무도 없어서 하루 종일 목이 쉬어 있었다. 일반 커피 박물관은 9시 열어서 6시에 닫는데 여기는 시내다보니 오전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몇 달 동안 하루도 안 쉬면서 통계를 냈는데 월요일이 방문자가 작아 월요일을 휴무로 정했다. 혼자서 분주하게 뛰는게 안쓰러웠는지 박물관 후원회가 만들어 졌다. 홈페이지에 가면 커피관련 광고가 있는데 광고를 하면 어느 정도 금액이 모아진다. 제가 본업 때문에 빠져야 하는 날에는 그 비용으로 충당하고 그 외에는 여기 계신 분들이 전부 봉사하고 계신다. 이제 다른 분들이 커피 홍보나 관광문화나 설명회에도 얘기하실 정도로 한 시간 이상 모든 설명을 할 수 있다. 제가 박물관에 없어도 역할이 나눠져서 많이 좋아졌다.
커피의 매력과 좋은 커피의 정의를 내리자면?
커피를 한번이라도 먹어본 사람이 85% 정도고 전 세계인들의 75%가 술보다도 많이 먹는게 커피다. 옛날에는 비싸서 못 먹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에 커피 안 마시는 사람 없다. 좋은 커피는 커피 생두가 좋아야 한다. 그리고 타지 않고 그 원두에 속의 맛을 다 끌어 낼 수 있을 정도로 로스팅을 해야 하고, 좋은 기계나 좋은 사람과 좋은 장소에서 먹어야 한다. 그 어떤 분들은 3대 3대 3이라고 한다. 좋은콩 3%, 좋은 로스팅 3%, 좋은 콩을 내리는 것 3% 그 다음에 10%를 완성하는 1%는 좋은 환경이다. 결론적으로 어떤 음료든 어떤 요리든 좋은 사람과 좋은 장소에서 좋은 기분으로 먹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포카페거리의 커피 박물관의 의미?
커피의 고장은 부산이다. 강릉은 이제 붐이 일어나는 추세다. 2015년도 통계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커피항만은 호주 시드니 허브항만이다. 이후 각 유럽으로 퍼져나간다. 옛날에 예몐 목화항만과 아라비카 커피 항만이 있었다. 그런데 두 항만은 몰락했다. 두 번째가 부산신항만이다. 부산으로 들어와 일본과 중국으로 퍼져나간다. 엄청난 아시아의 허브항만이다. 임대료가 값싸고, 항만시설이 잘 되어있고 깨끗하다. 커피가 가장 많이 보급 되었을 때가 미국은 남북 전쟁 때 한국은 한국 전쟁 때다. 실제로 인스턴트 고체커피는 1901년에 일본계 미국인 화학자가 처음 만들었다. 1930년대 되면서 커피가 엄청나게 과잉 생산됐다.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버리기도 했다. 미국인들이 1930년대 이 기술을 배워 보자 해서 2차세계대전때 유럽전으로 나간 미국인들에게 보급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전쟁 때에 미국에서 사각으로 나오는 박스 속에 인스턴트 커피가 들어있었다. 그렇게 뜨거운 물에 넣어서 먹던게 많이 보급 되었다. 부산에는 부산시청 부터 전포 초등학교까지가 1차 포로수용소 였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전포카페거리 뒷길까지 2차수용소 였다. 포로가 너무 많아 3차로 만든곳이 거제 포로수용소다. 그 당시에 포로수용소 안에 보급박스가 전파되었고 적십자 미군부대가 있었는데 어떤 여사님이 커피를 엄청 대량으로 들고 와서 이쪽으로 무상으로 나눠주면서 많이 보급이 되었다. 그래서 부산은 커피랑 관련이 없을 수 없다.
커피 박물관을 즐기기 위한 방법?
구경하면서 궁금한것은 언제든지 질문할수 있다. 제가 없어도 도슨트 선생님이 있다. ‘이건 어떻게 사용하는 거예요?’ ‘언제 꺼예요?’ ‘이건 어디서 어느나라에서 왔어요?’ 궁금한 부분은 물어보면서 박물관을 돌면 제일 좋다. 여기는 커피방송을 왠만큼 다 틀어놨다. 시간만 되시면 방송 하나하나 다 좋으니까 이거 두 세편만 봐도 어느누구보다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제일 아끼는 애장품?
저 앞에 가면 큰 커피 그라인드가 많이 있는데, 그 중 제일 끝에 휠이 있는 기계가 있다. 그게 포루투칼에서 1850년에 만들어 진거다. 전 세계 커피 박물관에 저 모델은 우리 박물관 밖에 없다. 그 뒤에 사각 유리로 둘러싸여진 차이니스 모팁이라는 것이 있는데 1800년 말에 만들어졌다. 중국을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고구려 벽화처럼 책상에 앉아서 전통복장을 입고 두 연인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있다. 저게 그 당시 대한민국에서 한정품으로 나온 두 대중에 한 대다. 구하는 것은 인연이다.
좌우명이나 가치관?
우리가 문화산업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문화산업을 문화사업으로 하고 있다. 문화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문화산업으로서 부산 커피 박물관이 오랜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행복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카페문화는 단순히 사람을 기다리고 차를 마시는 곳이었다. 요즘은 카페에서 그림 전시도 하고, 사무 업무도 보시고 ,브런치도 먹고, 쇼핑도 한다. 지금은 복합 문화공간이 되고 있다. 커피가 넘쳐난다고 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냥 막 태운 커피를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먹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어떤 분들은 ‘어 나는 에티오피아의 무슨 커피만 먹어’ ‘나는 콜롬비아 무슨 커피를 먹어’라며 자기 맛을 찾아가는 단계까지 진입하고 있다. 그러면 지금보다도 커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거다.
꿈이 있다면?
저는 사업하고 싶어서 사업을 했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 화가가 되었다. 큐레이터 되고 싶어서 큐레이터 자격증을 땄다. 박물관을 하고 싶어서 커피 박물관을 만들었다. 앞으로는 공연기획이나 전시 기획 등 박물관 아니라도 문화쪽으로 많이 하고 싶다. 올해 6월에 일주년 기념으로 신재호 작가, 정원칠 작가, 박경묵 작가 등 몇 명과 커피 관련 그림을 전시했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